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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ew Park

크리스 락, 맞을 짓을 한 걸까?

최종 수정일: 2022년 3월 29일


오늘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가 크리스 락의 뺨을 때린 사건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한 유튜브 영상.


크리스 락이 윌 스미스의 부인인 제이다 스미스가 대머리이기 때문에 머리를 삭발한 여군이 나오는 영화인 지아이제인의 후속편에 나오길 기대한다고 조크를 했다. 그 순간 윌 스미스도 크게 웃었다. 그런데 제이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다 조금 있다가 윌 스미스가 무대로 올라가 크리스의 뺨을 때렸고, 자리로 돌아와서는 욕설을 섞어가며 자기 아내의 이름을 절대 입밖으로 내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에 많은 언론이 탈모증세로 고생하고 있는 제이다 스미스를 놀린 크리스 락의 조크가 심하다는 평을 냈다. 윌 스미스의 행동도 잘못됐지만 저런 아픔을 가지고 농담을 한 크리스 락이 잘못했다는 의견이 많다.


크리스 락은 90년대 미국에서 PC주의가 한창 클 때 스탠드업과 SNL을 통해 성장한 코미디언이다. 당시에도 PC주의가 팽배했던 미국 사회에서 크리스 락은 그 PC주의에 반하는 신랄한 지적으로 명성을 쌓아갔다. 돌직구와 속시원한 멘트로 각광을 받았다. 최근에 그는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 PC주의에 대해 강한 반감을 표하기도 했다. PC주의가 코미디를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크리스 락은 당시 오스카 시상식이 백인 일색이라 보이콧하자던 제이다 스미스를 놀리는 농담을 했었다. 그만큼 크리스 락은 할리웃에 PC주의 때문에 퍼진 인종주의, 성차별주의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 그랬던 제이다 스미스가 이번에 윌 스미스가 후보에 오르자 참석한 것을 또 한 번 꼬집은 게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더라도 2016년에 했던 제이다와 윌 스미스에 관한 조크를 이번에 이어갔다는 면에서 적절했던 조크라고 보여진다.


미국에서 이런 정도의 조크는 심한 게 아니다. 그런데 우리 정서로는 어떻게 저런 심한 농담을 할 수 있을까라며 크리스 락이 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무대 위로 가서 뺨을 때린 건 잘못됐지만, 남편으로서 저렇게 화가 나는 건 이해가 간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의 코미디 문화에서는 저게 심한 농담이 아니다. 더군다나, 지구상에서 최고의 상류층으로 살고 있는 미국 영화배우들에 대한 저 정도의 농담은 절대 지나친 게 아니다. 저들도 똑같이 아픔을 느끼는 사람들인데 이게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탈모증세를 앓고 있는 제이다 스미스는 이 세상에서 최고의 인생을 살고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명이다. 그 사람의 개인적 아픔이 저런 자리에서 코미디의 소재로 사용되지 못할 어떤 특권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 아니라는 말이다. 게다가 크리스 락의 농담은 머리 스타일에 대한 거지 그녀의 병에 대한 놀림이 아녔다. 다리가 절단 난 사람이 저런 행사에 왔다면 크리스 락은 그 사람의 다리에 대해서도 조크를 할 코미디언이고 크리스 락이 이런 코미디언이라는 건 미국 사회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저런 소재는 당연히 미국 문화에서는 코미디 소재로 쓰이는 게 정상였다.


그런데 그게 더 이상 그렇지 않은 사회가 됐다. 바로 PC주의 때문에. 이번에 남우주연상을 탄, 미국 배우로서는 최고의 업적을 달성한 한 인간이 보여준, 사춘기 소년이나 보일 듯한 폭력적 행동과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보다 어떻게 여성의 아픔을 놀리냐는 비판이 더 강한 것 같다.


저 철없는 윌 스미스도 크리스 락이 저 농담을 했을 때 처음엔 웃었다. 그러다가 자기 부인의 얼굴이 일그러진 모습을 보고 난 후에 이러다가는 내가 큰일을 당하겠다 싶어 저렇게 돌변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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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Taehoon Kee
Taehoon Kee
Mar 28, 2022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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