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 Kew Park

"트럼프 시대가 끝났다"에 대한 생각

최종 수정일: 2022년 11월 11일


이번 미국 중간선거의 결과를 보고 트럼프 시대가 이제 끝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트럼프의 시대는 끝나지가 않았다.


이번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공화당의 “붉은 파도(red wave)”가 일지 않아 미디어 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크다. 트럼프가 지원했던 후보들 중에 펜실베니아 상원 후보인 오즈박사의 패배를 예로 들면서 트럼프의 지원도 소용이 없었으며 그런 후보를 선택했던 것부터가 잘못됐다고 지적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트럼프의 약빨이 이제 안 통하며 이제 그는 물러나야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주류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미국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야 할 것이, 우선 미디어에서 퍼지는 이런 얘기는 그냥 시끄러운 소리일 뿐이다. 한국처럼 작은 나라면 이런 얘기가 언론을 통해, 또는 어느 집단을 통해 퍼지면 곧 민심에 그 영향력이 미치겠지만, 미국같이 거대한 나라에서 주류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는 얘기는 그 영향력이 어떤 큰 변화를 단시일에 주기에는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특히, 트럼프의 지지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튼튼한 상황에서 이런 얘기는 더욱 더 힘을 못 쓴다. 현재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중에 트럼프의 지지도는 거의 70%다. 그 뒤를 이은 후보가 10% 정도의 지지도를 얻고 있는, 이번에 플로리다에서 대승을 거둔 드샌티스 주지사다. 이런 상황이니까 트럼프가 마음만 먹으면 드샌티스를 마음껏 조롱하고 공격할 수가 있다. 벌써 두어 번 드샌티스에게 잽을 날린 이유도 지금 압도적으로 공화당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시대는 갔고 새로 떠오르는 공화당의 스타 드샌티스를 밀어야 한다는 말은 사실 그 전부터 계속 나왔던 말이다. 중간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조심스럽게 말하다가 이제 선거 결과가 예상했던 압승이 아닌 게 되자 이 내러티브로 몰고가는 분위기가 시작된 것 뿐이다. 당연히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가 없어지면 그 빈 자리를 차지하려는 세력이 이런 분위기를 이용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이고.


그런데 트럼프는 절대 끝나지가 않았다. 주류언론에서는 당연히 이번 선거결과를 들이대며 트럼프는 끝났다고 대중을 계속 세뇌할 거다. 동시에 드샌티스를 추켜세워줄 거다. 공화당의 미래는 트럼프같은 1인 독재보다 경력이 검증됐으며 제대로 된 정치인다운 새 인물인 드샌티스에 달려있다면서. 이렇게 해서 공화당 내에 분열을 일으키고, 그게 성공해서 트럼프의 영향력에 금이 가면 드샌티스가 2024년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때부터인데, 이때까지 트럼프를 공격하고 드샌티스를 추켜세우던 주류언론은 이때가 됐다 싶으면 바로 드샌티스를 잡아먹기 시작할 거다. 그게 미국의 좌익 주류언론들이 늘 쓰던 수법이다. 지금 주류언론이 드샌티스가 대세라는 식으로 말하는 이유는 드샌티스를 훌륭한 정치인으로 생각하기 때문이 절대 아니다. 그를 이용해서 트럼프를 제거하려는 거다. 트럼프가 제거되는 순간 드샌티스에게 공격이 집중될 거다.


트럼프가 지원한 16명의 주지사 후보 중 7명, 199명의 하원의원 후보 중 124명, 18명의 상원의원 후보 중 16명이 당선됐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하원을 되찾았고 상원의 상황도 더 악화되지가 않았다. 트럼프의 실패를 얘기할 때 단골로 얘기하는 펜실베니아주의 공화당 후보 오즈박사는 4% 차이로 졌다. 여론조사에서 한때 12% 뒤지고 있던 후보였다. (그리고 펜실베니아 개표는 뭔가 수상한 점이 있기도 하다.) 공화당이 좀 더 잘했어야 한다고 하는데, 지금 공화당 정치인 중 이 정도의 성과를 낼 사람이 없다.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트럼프의 대안이 없다. 아무리 그 경력이 화려해도 드샌티스가 전국을 돌며 저 많은 후보들을 지원하여 공화당 유권자의 힘을 모으고 공화당 전체를 트럼프만큼 유지시킬 수 있을까? 아니면, 그런 거대한 일은 전 대통령였던, 역사상 공화당 유권자의 표를 가장 많이 받았던 대통령였던 트럼프가 할 수 있을까?


트럼프가 이번에 잘했든 못했든, 문제는 그게 아니고 트럼프의 대안이 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거다. 그래서 트럼프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는 거다.


조회수 181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Yorumlar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