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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ew Park

트럼프 퇴임 1년을 맞이하며

트럼프가 퇴임한 지 1년이 됐다. 작년에 트럼프가 “저항도 못하고 힘없게” 물러난 이유에 대해 적었던 글을 다시 한 번 들춰본다.

트럼프가 그 많은 워싱턴의 기밀과 증거를 가지고도, 또 군대 통수권을 가지고도 왜 아무것도 못하고 물러났는지에 대해 말이 많다. 특히 그동안 미국에 대해 박식하다고 알려졌던 유튜브나 페북 등의 소셜미디어의 소위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말들이 많다. 그런 말들 중에 결국 그도 무능했다는 말이 제일 이해가 안 간다. 슈퍼히어로 영화를 보는 초딩 수준의 마인드로 내놓은 평론같다.

한번 생각을 해보자. 지난 4년 동안 정치의 세계에서 아웃사이더인 그가 세계 최대의 권력집단의 소굴인 와싱턴디씨에 혼자 들어가 전세계의 모든 기득권 세력과 싸웠다. 그리고 많은 승리를 얻어냈다. 본인이 공약한 건 오바마케어의 전면 폐지만 빼고 거의 다 지켰다.

2016년에는 그 누구도 트럼프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권력집단이 방심하고 있을 때 미국 국민이 자신들의 선택으로 그를 당선시킬 수가 있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표현을 빌리자면, 트럼프 당선은 ‘블랙 스완(Black Swan)' 현상였던 거다. 그러니 그 어떤 기득권 세력이 이를 예상하고 대비를 했겠는가? 그래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다.

그런데 2020년에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사람이 트럼프가 압도적으로 당선될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심지어 민주당과 언론도 속으로는) 트럼프의 재선이 더 이상 ‘블랙 스완'이 아니었다. 권력과 수단만 있으면 충분히 대비를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7개 주가 거의 동시에 개표를 중단해가면서까지 대비를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게 성공했다.

트럼프도 너무나 명백했던 부정선거에 대항해서 싸웠다. 그런데 그는 혼자였다. 그를 지지한 7.5천만 (혹은 그 이상) 국민 외에 그를 지지한 권력은 소수의 연방 공화당 의원과 경합주의 공화당 의원들 뿐였다. 그 외에 모든 형태의 권력을 가진 집단이 그를 돕지 않았다. 미디어는 물론이고 행정부, 연방 공화당, 심지어 자신이 임명한 대법관들과 자신의 부통령까지 도와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군대를 동원한다? 이런 상황에서 군대를 동원하면 실패할 확률이 훨씬 클 뿐만 아니라, 실패를 하게 되면 트럼프는 그의 레거시(legacy)가 완전히 박살이 난다. 역사상 미국 최고의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업적을 남기고도 역사상 최악의 반역자로 바뀌게 된다. 차라리 지금처럼 그대로 절차에 따라 물러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게 더 나은 전략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트럼프는 한국 지식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무식하지 않기 때문에.

평생 비즈니스 전략가로 살아온 트럼프는 자신의 능력 안에서 가능한 모든 수를 다 생각해봤을 거다. 하지만, 결국에 그는 혼자였다. 블랙 스완일 때는 아무도 예상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혼자서 이길 수가 있다. 그런데 모든 세력이 예상하고 준비하고 있을 때는 혼자서는 도저히 못 이긴다. 그도 한낱 인간이기 때문에.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많은 펀딧(pundit)들이 그의 능력을 폄하했다. 그런데 2020년 대선 이후에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물러났다고 그의 능력을 똑같이 폄하하고 있다. 결국, 이들이 하고자 하는 말은 트럼프라는 인물은 무능하다는 거다. 무능했기 때문에 세계에서 제일 하기 어려운 일인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고, 무능했기 때문에 전세계가 그를 몰아낼 때 혼자서 막지 못했다는 거다.

이게 논리적으로 말이 되나?


조회수 225회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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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jchang107
jchang107
Jan 21, 2022

백번 공감이 가는 논리입니다. 당시에는 저도 많이 답답한 마음에 어느정도 저와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트럼프라는 인물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 위대한 지도자였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인내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소중한 것을 무시하는 우를 범하지요. 트럼프는 그런 길을 선택하지 않고 인내함으로 진짜 소중한 것을 지켜가고 있는 중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민주주의 뿌리인 국민들을 하나하나 이해시켜 가면서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많은 미국민들이 깨어나고 있는 현실을 보면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알게됩니다. 트럼프는 미국의 아니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전세계인들의 커다란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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